적금은 금융 입문자에게 가장 안전하고 익숙한 자산관리 방식이다.
대부분의 사회초년생은 급여 통장과 함께 자동이체 적금을 설정하며 재테크를 시작한다. 나 역시 그랬다.
‘꾸준히 넣으면 언젠가는 목돈이 되겠지’라는 막연한 믿음으로 적금을 들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걸로 정말 자산이 늘어날까?” 실제로 계산해보면 예상보다 적은 이자에 실망하게 된다.
이 글에서는 적금만으로 자산을 늘릴 수 있는지에 대한 현실적인 한계와 복리 효과의 실제 작동 방식을 분석해본다.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내가 직접 계산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질적인 판단 기준을 제시하고자 한다.
적금의 구조와 복리 효과에 대한 오해
적금은 기본적으로 일정한 금액을 정해진 기간 동안 매달 납입하고, 만기 시 원금과 이자를 함께 돌려받는 구조다.
대부분의 은행 적금은 단리 방식으로 이자가 계산된다. 이는 매달 쌓인 원금에만 이자가 붙고,
그 이자에는 추가 이자가 붙지 않는 구조를 말한다.
반면 복리는 이자에 또 이자가 붙는 구조로, 시간이 지날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자산이 늘어난다.
많은 사람들이 “복리 효과로 돈을 모은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적금 상품은 대부분 복리 적용이 아닌 단리 방식이다.
일부 상품이 복리처럼 설명되기도 하지만, 실제 계산 구조를 보면 ‘복리 효과’는 극히 제한적이다.
예를 들어 연 4.5% 금리의 1년 만기 적금에 매월 30만 원씩 넣었다고 가정하자.
단리 기준으로 받는 이자는 약 84,000원 수준이다.
12개월 동안 360만 원을 넣고도 10만 원도 못 버는 것이다.
이런 수치를 보면, 많은 사람들이 기대했던 ‘복리 마법’은 현실에서는 쉽게 나타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실제 복리 계산: 장기 적금일수록 효과가 있는가?
그렇다면 기간을 늘리면 복리 효과가 생길까? 3년, 5년 단위의 장기 적금을 예로 계산해보자.
연 4.5% 복리 상품에 매월 30만 원씩 5년간 납입한다고 가정하면 총 납입 원금은 1,800만 원이다.
복리 계산기를 활용해 이자를 계산해보면, 이자 수익은 약 210만 원 전후로 나온다.
즉, 5년 동안 총 자산은 2,010만 원 수준이다.
이는 5년 동안 자산이 약 12% 늘어난 것인데, 연 환산하면 2.4% 수준의 실질 성장률에 불과하다.
인플레이션이 연 3~4% 이상인 상황에서는 오히려 자산 가치가 줄어들 수도 있다.
다시 말해, 적금의 복리 효과는 실제 투자 시장에서 기대되는 복리와는 차원이 다른 결과를 보인다.
장기 적금은 안전성과 원금 보장 측면에서는 유리하지만, 자산을 “늘리는 수단”으로 보기엔 한계가 분명하다.
그래서 많은 금융 전문가들이 “적금은 자산 증식이 아니라 자산 보존 수단”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적금만으로는 자산이 부족해지는 이유 3가지
첫 번째 이유는 실질금리의 한계다. 현재 시중은행 평균 적금 금리는 연 3.04.5% 수준이지만, 세후 기준으로는 2.53.7% 정도에 불과하다. 여기에 물가 상승률(2024년 기준 약 3.6%)을 감안하면, 사실상 실질 수익률은 ‘0’에 가까워진다.
두 번째는 복리 구조의 부재다. 앞서 말한 것처럼 대부분의 적금은 단리 방식이기 때문에, 투자처럼 ‘복리로 불어나는 자산’을 기대하기 어렵다. 반면 주식, ETF, 일부 채권형 펀드 등은 복리 구조가 가능하다.
세 번째는 자산 배분의 결핍이다. 적금만으로 자산을 관리하면, 위험은 없지만 기회도 없다.
청년의 자산은 시간이 가장 큰 자산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시각에서 보면 일부는 적금, 일부는 투자 상품으로 분산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즉, 적금만으로 자산을 늘리는 구조는 매우 보수적인 전략이며,
물가와 세금을 고려하면 사실상 가치가 정체되거나 줄어드는 구조에 가깝다.
적금은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현실적 전략 제안
그렇다면 적금을 아예 하지 말아야 할까? 그렇지 않다. 적금은 여전히 중요한 금융 수단이다. 다만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
비상금 확보, 1~2년 내 단기 자금 마련, 심리적 소비 억제와 같은 역할을 적금은 훌륭히 수행한다.
예를 들어, 자취 비용이나 이사 보증금, 휴학 계획 등의 자금을 준비할 때는 투자보다 적금이 훨씬 안전하다.
전략적으로는 적금을 월 소득의 20~30% 이내로 한정하고, 남는 자금 중 일부는 ETF나 채권형 펀드 같은 저위험 분산투자 상품으로 자산을 확장하는 것이 좋다. 특히 만기 적금이 끝난 자금을 다시 적금에 묶는 대신,
다른 금융 수단으로 자산을 순환시키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결론적으로, 적금은 자산을 ‘늘리는 도구’라기보다는, 자산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도구’로 정의해야 한다.
이 정의를 명확히 해야 실망하지 않고 현명한 재무 계획을 세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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