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냉동창고에 뭘 넣을 수 있을까? 저는 이렇게 보관합니다
누군가 제게 "냉장고 없이 살 수 있어요?"라고 묻는다면,
지금의 저는 주저 없이 "네, 가능합니다"라고 대답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일반적인 가정에서 냉장고를 완전히 없애는 건 쉽지 않겠지만,
1인 가구이자 외식을 줄이고 집밥을 해 먹는 저 같은 사람에게는
'공유 냉동창고' 하나만으로도 냉장고 없이 살아가는 것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공유 냉동창고를 처음 신청하고 칸을 배정받았을 때, 제일 먼저 들었던 생각은 이거였습니다.
“이 공간에 뭘 넣어야 가장 알차게 활용할 수 있을까?”
공간은 넉넉해졌지만, 무턱대고 물건을 넣는다고 해서 활용도가 올라가는 건 아니더라고요.
저는 자취 6년 차 1인 가구로 살면서 항상 냉동실 공간 부족 문제에 시달렸습니다.
마트에서 1+1 행사하는 고기나 만두를 보고도 “넣을 데가 없어서” 포기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죠.
그런 상황에서 공유 냉동창고는 마치 제게 서브 주방이 생긴 것 같은 기분을 줬어요.
하지만 막상 그 공간을 마주하니, 단순히 물건을 넣는 것과 잘 활용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라는 걸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제가 공유 냉동창고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어떤 식재료를 어떤 방식으로 넣고 있는지,
실제 생활 루틴 속에서 활용하고 있는 방식들을 구체적으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특히 처음 사용하는 분들이 가장 궁금해할,
‘실제로 뭘 보관하면 좋을까?’에 대한 질문에 답을 드릴 수 있을 거예요.
고기 보관은 기본, 냉동창고를 가장 먼저 채우는 품목
처음 공유 냉동창고를 쓰기 시작했을 때, 제가 제일 먼저 보관한 건 단연 고기였습니다.
마트에서 돼지고기와 소고기를 1kg 단위로 사서 소분했고,
지퍼백에 1인분 기준으로 나눠 담아 냉동창고 안에 가지런히 넣었습니다.
불고기용, 구이용, 찌개용 등으로 나눠 보관하면 요리할 때도 고민 없이 꺼낼 수 있어서 편리했어요.
특히 진공포장기를 하나 구비한 이후로는 내용물이 덜 얼고, 더 오래 보관할 수 있어 훨씬 유용해졌습니다.
고기 외에도 해산물 보관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냉동 생새우, 손질된 오징어, 바지락살, 조갯살 등은 대량 구매 후 소분해 놓으면 국이나 찌개, 볶음에 다양하게 쓸 수 있어요.
이런 해산물은 특히 여름철에는 보관이 까다롭기 때문에 공유 냉동창고처럼 온도 관리가 철저한 공간이 정말 유용했습니다.
또 하나 유용한 항목은 육수 재료였습니다.
평소 요리하고 남은 무 끝부분, 대파 뿌리, 마늘 껍질 같은 것들을 따로 모아 ‘육수팩’으로 만들어 소분해 냉동해두니,
된장국이나 미역국, 어묵탕 만들 때 정말 유용하게 쓰였습니다.
밀프렙 식단과 반조리 반찬류는 공유 냉동창고의 핵심 자원
공유 냉동창고를 좀 더 쓰다 보니
단순 보관이 아니라 ‘준비된 식단 보관소’처럼 활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시작한 게 바로 밀프렙(meal prep),
즉 일주일 치 식사를 미리 조리하거나 반조리 상태로 만들어 보관하는 방식입니다.
주말이 되면 저는 4~5가지 반찬을 한꺼번에 만들어 냅니다.
닭가슴살 간장 볶음, 불고기, 볶은 채소, 조리된 연두부 등은 소분해서 밀폐용기나 지퍼백에 넣고, 공유 냉동창고에 정리해 둡니다.
그리고 평일에는 그중 하나씩 꺼내 전자레인지에 데우기만 하면 식사가 완성되죠.
또 자취생이라면 한 번쯤 해보는 냉동밥 만들기도 공유 냉동창고 덕분에 훨씬 여유롭게 관리할 수 있었습니다.
잡곡밥을 대량으로 지어 1인분씩 랩으로 싸서 냉동해두고, 먹을 땐 3분 전자레인지 조리로 바로 해결됩니다.
시판 반조리 식품들도 공유 냉동창고에서 매우 유용하게 관리됩니다.
냉동만두, 볶음밥, 피자, 떡볶이 키트 같은 것들은 집 냉장고에 넣어두면 자리만 차지하지만
공유 냉동창고가 있다면 여유롭게 쟁여두고 상황에 따라 꺼내 쓰기 정말 좋습니다.
과일, 디저트, 베이킹 재료까지 다양하게 활용 가능
공유 냉동창고를 사용할수록 느낀 건,
“이건 그냥 냉동고가 아니라 내 식자재 창고다”라는 거였어요.
그리고 자연스럽게 생기는 변화가 있습니다.
바로 요리를 위한 사전 준비, 즉 '밀프랩(meal prep)'이라는 개념입니다.
주말에 식재료를 다듬고 반조리 상태로 만들어 냉동해두면,
주중에는 해동과 간단한 조리만으로 한 끼를 빠르게 해결할 수 있죠.
고기, 반찬뿐 아니라 과일이나 간식류도 이 공간에서 훌륭하게 보관되고 있습니다.
복숭아, 바나나, 포도, 수박 등 제철 과일을 잘라서 냉동해두면
스무디나 요거트볼 만들 때 간편하게 쓸 수 있고, 냉동 블루베리나 냉동 망고는 베이킹할 때 활용도가 높습니다.
제가 베이킹을 즐기는 편인데, 버터, 생크림, 냉동 파이 시트, 크림치즈 등은 냉장고보다
공유 냉동창고에 보관해두는 게 훨씬 깔끔하고 효율적이었어요.
베이킹은 재료가 많고 보관 주기도 길기 때문에 공간이 부족하면 아무것도 못 하게 되거든요.
떡, 찐빵, 식빵, 우유식품 등 간식류도 미리 냉동해서 보관하면 훨씬 유통기한 걱정이 줄어들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어요.
특히 집 냉동실은 간식과 식재료가 뒤섞이기 쉬운데,
공유 냉동창고는 구역을 나눠 정리하면 이런 혼잡함도 해결됩니다.
이 역시 공간이 넉넉하지 않으면 불가능했던 일이었죠.
잘 보관하면 절약 그 이상이 따라옵니다
공유 냉동창고를 쓰기 전과 후를 비교해보면 생활의 질이 확실히 달라졌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냉동고 하나 더 생겼다’는 느낌이 아니라, 내 식습관, 소비 방식, 시간 사용법 전체가 바뀐 경험이었어요.
우선 식비에서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대량 구매가 가능해지면서 단가가 줄었고,
계획된 식단으로 인해 불필요한 외식이나 충동구매가 거의 사라졌습니다.
실제로 매달 평균 5~7만 원 정도 식비가 줄었고,
시간적으로도 장보는 횟수가 주 2회에서 월 2회로 줄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오늘 뭐 먹지?” “재료 있나?”라는 고민이 줄어들었다는 점이
삶의 스트레스를 크게 줄여주었습니다.
퇴근하고 돌아와 공유 냉동창고에서 미리 준비해둔 반찬이나 식재료를 꺼내면
15분 안에 따뜻한 집밥 한 끼가 완성됩니다.
공유 냉동창고는 공간 이상의 역할을 합니다.
이 작은 칸 하나가 정리, 절약, 효율, 건강한 소비습관까지 동시에 제공해준다는 점에서
이제는 없어선 안 될 생활 인프라가 되어버렸습니다.
아직도 공유 냉동창고를 단순히 ‘공간 하나 생겼다’ 정도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직접 사용해본 입장에서 단언컨대,
이건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삶의 패턴을 바꾸는 도구입니다.
저처럼 냉장고 없이 살아가는 것이 가능해지고,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며, 더 풍요로운 식사를 하게 된다는 건 이 작은 공간 하나가 만든 매우 큰 변화였어요.
이 글을 보는 여러분도 단순히 “뭘 넣을까?”를 넘어서
“내 삶을 어떻게 바꿔볼까?”라는 관점에서 공유 냉동창고를 활용해보시면 정말 좋겠습니다.